지난해 12월 26일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이하 장애인고용공단) 제 14대 이사장으로 조종란 이사장이 선임됐다.
한국사회복지사협회와 서울시립남부장애인종합복지관을 거쳐 지난 1990년 장애인고용공단에 입사한 적 있는 조 이사장은 지사 고용촉진부장을 비롯해 본부 고용창출지원부장, 고용지원국장, 고용촉진이사 등 주요 보직을 거쳐 이사장에 선임된 것.
복지TV·웰페어뉴스는 앞으로의 한국장애인고용공단 방향에 대해 조 이사장에게 물었다.
▲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조종란 이사장 @전진호 |
제14대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이사장 취임을 축하드린다. 취임 소감 부탁드린다.
고맙다. 장애인고용공단이 설립되던 지난 1990년부터 공단에서 근무를 시작해 장애인의무고용제도가 시행된 24년간 공단에 있었다.
4년 전, 공단을 잠시 떠났다가 다시 복귀했는데 돌아와보니 대부분 직원들이 후배인지라 선배로서 좋은 리더십과 본보기를 보여야 하기 때문에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대외적으로도 장애인 당사자로서 먼저 취업해서 사회생활을 한 선배로서, 취업을 원하는 많은 장애인분들에게 희망적 역할이 돼야하는 무게감도 함께 느끼고 있다.
장애인고용공단에서 다양한 영역에서 일을 했던 만큼 장애인고용공단의 사회적 역할이나 책임에 대해 누구보다도 잘 알 것이라 생각한다. 앞으로 장애인고용공단을 어떤 방향으로 이끌어 나갈 생각인지 궁금하다.
좀 더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장애인고용공단이 되고 싶다. 이제까지 주어진 여건에서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상 장애인당사자나 장애인 기관 종사자들, 장애인단체에서는 우리가 노력한 부분에 대해 체감 못 하는 게 사실이다. 장애인고용공단을 나가있는 기간 동안 이 점을 절실히 느꼈다. 앞으로는 민간과 성장하고 있는 다른 (장애인)단체들, 장애인 당사자와 끊임없이 소통할 것이며, 필요하다면 협업을 통해서라도 현장과 친근한 장애인고용공단이 되고자 노력하겠다.
현장에서 4년 정도 관리자로 있었고, 장애인 당사자라는 점에서 조종란 이사장에 대한 기대가 남다르다. 그간의 경험을 살려 장애인 고용 부분을 어떤 방향으로 이끌지 궁금하다.
처음 사회복지를 전공하고 사회에 나왔을 때 장애인으로서, 더구나 여성장애인으로서 전공을 살려 취업을 한다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시기였다. 우여곡절 끝에 취업에 성공했던 당시 내가 느꼈던 감동과 감사함은 지금도 절절히 생각난다. 그 때 감동이 나의 초심이 됐고, 그 초심으로 지금까지 한 우물을 파왔다.
올해 28년차를 맞은 우리 장애인고용공단은 ‘중증장애인의 고용 확대’에 역점을 둘 때라고 생각한다. 지금까지는 양쪽으로 팽창했다고 볼 수 있다. 처음 의무고용제 시행 당시 장애인 고용률은 0.43%에 불과했지만 2016년도 장애인 고용률은 2.66%로 6배 이상 성장했다.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양적으로 팽창하는 과정 중에 노동시장에서 소외된 장애인들이 생겨났다. 주로 중증장애인들인데, 이들 중증장애인들의 고용 확대를 위해 제도나 사업들을 재설계·재설비할 생각이다.
문재인 정부 취임 이후 장애인, 비장애인 모두의 기조는 ‘일자리’다. 장애인고용공단은 장애인 고용정책에 있어서 총괄기구인데, 우리나라 장애인 고용 관련 정책들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궁금하다.
지금까지 장애인 고용률이 많이 상승하면서 장애인의 취업 일자리 확대에 대한 평가가 대단히 긍정적이다. 동시에 이 부분은 앞으로 집중해야 할 과제이기도 한다. 대기업이 장애인 고용을 기피한다거나 노동시장에서 중증장애인을 고용하지 않으려 한다거나, 그런 부분에서 섬세한 설계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가장 큰 문제는 기업이 원하는 장애인과 취업을 원하는 장애인 간의 거리감이다. 이 거리감을 좁혀 기업으로 연결해주는 것이 우리 장애인고용공단의 가장 큰 책무라고 생각한다.
▲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조종란 이사장 @전진호 |
장애인들의 취업지원 서비스와 직종개발은 장애인고용공단의 중심 정책 중 하나인데 이에 대한 이사장의 생각을 듣고 싶다.
취업지원서비스의 대표적 사업은 ‘취업성공패키지’를 꼽을 수 있다. 이 취업성공패키지는 개인의 직업능력을 진단하고, 취업에 필요한 프로그램을 파악해 프로그램에 단계적으로 참여시켜 취업까지 연결하는 서비스다. 기존에는 비장애인 제도에 장애인들이 참여했는데, 작년부터는 장애인 맞춤형 취업성공패키지를 시행했고 성과도 있었다. 올해부터는 대상과 사업도 확대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구직역량 프로그램, 직업능력 훈련 프로그램 등의 사업까지 연계해 취업의 시너지 효과를 내려 한다.
직종 개발 역시 굉장히 중요하고, 반드시 확대해야 할 사업이다. 그동안 우리 장애인고용공단은 직종개발 사업의 일환으로 고용모델 개발과 직업영역 확대 사업 등을 시행해왔으며, 이제부터는 중증장애인에 맞는 직업영역을 개발할 계획이다. 일정기간동안 시범 훈련을 하고, 현장에서 익힌 뒤 긍정적인 결과가 나오면 현장에 취업시키는 방식으로 진행하려고 한다. (이 사업의) 핵심은 확대와 보급에 있다. 그동안은 우리가 기대했던 것과 달리 결과가 미미했으나, 올해부터는 이 사업을 대폭 키워 시행 중인 기관들과의 협업을 통해 진행하려 고 한다.
장애인 취업과 관련한 직종개발에 대해 말씀하셨다. 그런데 현장에 있는 취업 장애인들은 고용안정성 때문에 걱정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고용불안으로 인해 불안해하거나 고통을 겪는 장애인들의 안정적인 직장생활을 위한 방안은 있는가.
지금까지는 보다 많은 장애인분들에 대한 일자리 제공에 많은 비중을 뒀다. 이 분들이 좀 더 장기적이고, 안정적으로 고용을 유지하는 것이 취업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취업하기까지의 준비 과정을 살펴보면, 취업준비가 잘된 장애인들의 고용 유지기간이 길었다. 한마디로 취업지원서비스의 질적인 서비스가 관건이라고 생각한다.
또 취업이 유지될 수 있도록 장려금 제도를 개선할 계획이다. 지금까지의 장려금 제도는 6급 장애인에 한시 지원되고, 장애 정도에 따라 차등 지급됐다. 지금은 지속적으로 지원하도록 제도가 개선됐다. 예를 들면 중증남성장애인에게는 월 40만원씩 지원하다가 올해부터는 50만원씩 지급되고 있다.
이외에도 사업장에서 장애를 대체할만한 보조공학기기라던가 근무동안의 장애인근로자를 지원해주는 근로지원인을 더 확대해서 지원할 계획이다.
올해 가장 확대하고 주력할 사업은 무엇인지 궁금하다.
좀 전에 말한 장려금제도 개선이다. 이밖에 맞춤 취업지원서비스인 중증장애인 인턴제도도 있다. 이와 함께 근로지원인 지원제도라던가, 보조공학기기 지원사업 등을 확대할 예정이다.
또한 장애인 인식개선 교육제도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올해부터 모든 사업주는 장애인인식개선교육을 의무적으로 실시하도록 작년 연말에 법이 개정됐다. 이 제도를 알리고 인식개선 교육을 위한 강사 양성과 콘텐츠 개발 등의 준비작업을 탄탄히 할 예정이다.
끝으로 한말씀 부탁드린다.
모든 사람에게는 자기가 꿈꾸는 미래의 모습이 있다. 그 중 가장 중요한 영역이 바로 직업이라 생각한다. 직업을 가짐으로써 경제적 자립이 이뤄지고, 행복해질 수 있다. 집안의 장애인 한 명이 취업하면 가족 모두가 행복해진다는 얘기가 있다. 그만큼 직업이 갖는 의미는 삶 그 자체다. 지금 고민하고 계시는 분들, 미리 안 된다고 단정하시는 분들 모두가 우리 장애인고용공단에 오셔서 고민을 같이 나누고 직업 설계를 함께했으면 한다.
정리: 강지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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