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위험희귀난치근육장애인생존권보장연대(이하 근장생존권보장연대) 소속 근육장애인 당사자와 보호자 등 총 65여명이 대한문 앞에서 출발, 청와대 앞 사랑채까지 ‘shouting on the bed’ 캠페인을 진행했다.ⓒ에이블뉴스
"삐-삐-삐-삐” 10일 오후3시 14분경.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인공호흡기 경보음이 울렸다. 침대에 누워있는 근육장애인 배현우 씨가 “공포의 소리”라고 했다.
5분간 울린 이 경보음은 근육장애인들의 생명과도 같은 인공호흡기가 빠지거나 고장났을 때 또는 배터리가 떨어졌을 때 나는 소리로, 하루에도 여러 번 듣는다.
최용호 씨도 이내 공감했다. “매일 들어요. 배터리가 8시간 정도 거든요. 호흡기가 덜 끼워진 경우도 있어서 위험한 때도 있었는데.. 그냥 버텨야 했어요.”
근육장애인들이 내년 당장 장애인활동지원 휴게시간이 도입되면 생존권이 위협받는다는 절박함을 알리기 위해 직접 거리로 나섰다.
이날 고위험희귀난치근육장애인생존권보장연대(이하 근장생존권보장연대) 소속 근육장애인 당사자와 보호자 등 총 65여명이 대한문 앞에서 출발, 청와대 앞 사랑채까지 ‘shouting on the bed’ 캠페인을 진행한 것.
환자침대에 누운 배현우, 임성엽, 노승현 씨와 이를 끌어주는 봉사자 및 보호자들은 차가워진 날씨에 핫팩과 잠바를 걸친 채 ‘국무총리님 살려주세요’, ‘차라리 안락사를 시켜주세요’ 등의 피켓을 들었다.
통증 때문에 행진을 하던 도중 10분에 한 번은 멈춰서서 자세를 바꿔야 했다. 많은 참가자가 모인 탓에 오후 3시 예정돼있던 도착시간이 1시간 이상을 훌쩍 넘겼다.
장애인활동지원 등 사회복지사업이 특례업종에서 제외됨에 따라 활동지원사에게 4시간 근무 중 30분, 8시간 근무 중 1시간의 휴게시간을 의무적으로 보장해야 한다. 현재 유예기간으로 내년 1월부터 본격 적용될 예정이다.
복지부는 장애인활동지원 특성상 휴게시간 부여가 어렵다는 주장에 따라 30분당 5000원을 지급하는 대체인력 투입 등 대책 마련을 내놨지만, 근장생존권보장연대는 중증장애인의 생명을 위협함과 동시에 활동지원사의 무급노동을 강요한다며 휴게시간 자체를 거부하고 있다.
실제로 근육장애인들 사이에서는 인공호흡기 호스 분리로 인해 최근까지 4년간 3명이 사망한 바 있다.
이들은 복지부의 정책은 현실과 동 떨어져 최중증장애인들은 언제 생명을 잃을지도 모르는 위험한 상황이라고 입모아 말했다.
근육장애인 임성엽 씨는 “혼자 있는 동안 어떤 사고가 일어날지 모르는 불안감 때문에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심해질 것 같다”면서 “매일 죽음의 공포와 사투를 벌어야 할지도 몰라서 참담한 마음”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임 씨는 “낮잠을 자고 있는데 갑자기 호스가 빠져 깜짝 놀라 깬 적도, 혈압이 갑자기 뚝 떨어져 기절한 적이 있다. 다행히 어머니가 옆에 계셔서 바로 대처할 수 있었다”면서 “휴게시간으로 인한 사고로 누군가는 생명을 잃을 수도 있다. 다시 특례업종에 포함돼 생존권을 보장받고 싶다”고 강조했다.
▲ 고위험희귀난치근육장애인생존권보장연대(이하 근장생존권보장연대) 소속 근육장애인 당사자와 보호자 등 총 65여명이 대한문 앞에서 출발, 청와대 앞 사랑채까지 ‘shouting on the bed’ 캠페인을 진행했다.ⓒ에이블뉴스 -장애인 곁을 든든하게 지켜주는 대안언론 에이블뉴스(abl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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