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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복지정보

나에게 많은 것을 깨닫게 해 준 장애청년의 모습
작성일
2018-10-19 09:28

특수학교 재학시절 월요일이면 나를 포합한 전교 학생들과 선생님들은 운동장이나 체육관에 모여서 조회를 했다. 선생님들과 학생들은 국민체조를 하고나서 교장선생님의 훈화 말씀을 듣곤 했다.

그때 교장선생님께서는 우즈배트, 베토벤, 헬렌켈러 등 신체적 장애를 극복하고 세계사에도 두렷한 족적을 남긴, 인물들을 이야기 하면서 우리들도 열심히 공부하고 노력해서 그들과 같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말씀 하였다.

나는 그런 교장선생님의 훈아 말씀을 들을 때마다 큰 불만이 생기곤 했다. 교장선생님께서 말씀 하셨던 인물들은 우리와 다르게 뛰어난 능력을 가지고 태어났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태어날 때부터 가지고 있던 뛰어난 능력이 밑천이 되어 그들이 신체적인 장애를 극복할 뿐만 아니라, 세계사에도 두렷한 족적을 남긴 인물들이 될 수 있었다고 생각했다.

따라서 평범한 능력을 가지고 태어난 우리는 아무리 공부하고 노력해도 그들과 같이 될 수 없다고 생각했다. 더구나 왕성하게 정치활동과 음악활동을 하는 도중에 장애를 가지게 되었던, 베토벤과 우즈배트는 늘 해왔던 일들이었기 때문에 장애를 가지게 되어도 계속 할 수가 있었다고 생각했다. 헬렌켈러는 그녀의 부모가 설린반이란 훌륭한 가정교사로 교육시켜서 장애를 극복하고 세계사에 두렷한 족적을 남길 수 있었다고 생각했다.

작년 가을부터 올해 여름까지 우리교회에서 식사준비 할 때 제일 앞장섰던 한 청년을 보면서, 나의 생각이 잘못 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청년은 중증지적장애와 언어장애를 가지고 있다. 목사님의 말씀대로 타인들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한명의 장애인이지만, 주일 점심준비 할 때와 전주 평화동 주민들을 대상으로 하는 토요일 점심식사 준비할 때 누구보다 제일 앞장서서 봉사했다.

그의 어머니에 따르면 그의 이런 모습은 이전에는 전혀 보이지 않았던 모습이라고 했다. 그리고 장애인평생교육센터에 갈 때는 깨워야 일어났는데 토요일과 주일에는 그가 먼저 일어나서 아침을 차려놓고 자기를 깨운다고 했다. 그것이 하나님의 기적인지는 몰라도 무척이나 감사한 일이라고 했다.

주일 점심이나 토요일 점심식사 준비할 때 그 청년이 주도적인 역할 하는 것은 아니다. 음식을 만들 때 재료들을 가졌다주거나 식판들 내어주는 일 그리고 식사 끝나고 설거지 하는 등 비교적 단순한 일들을 한다.

그런 단순한 일들을 하는 그의 모습이 같이 식사준비 하는 사람들만 아니라 우리교회의 전교인들에게 커다란 은혜가 된 것은 물론 우리교회에서 자랑 할 수 있었던 한명의 성도가 되었다.

비록 현재 그 청년에게 사정이 있어 토요일과 주일 점심식사 준비할 때 봉사를 못하고 있지만 언젠가는 교회에서 식사준비 할 때 제일 먼저 봉사하는 그의 모습을 다시 볼 수 있을 것이다.

나는 근 1년 동안 그 청년의 지켜보면서 사람의 본바탕 중에 하나인 의타심을 잃지 않고 노력하는 모습과 항상 희망을 잃지 않은 모습을 봤다. 거창하게 세계사에 족적을 남긴 장애인 위인들에 비교할 없지만 자신의 삶에 최선을 다하는 그의 모습에 많은 것을 깨닫게 됐다.

*이 글은 전주에 사는 장애인 활동가 강민호 님이 보내온 글입니다. 에이블뉴스는 언제나 애독자 여러분들의 기고를 환영합니다. 에이블뉴스 회원 가입을 하고, 편집국(02-792-7166)으로 전화연락을 주시면 직접 글을 등록할 수 있도록 기고 회원 등록을 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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